대학생 쩡딱구리

2019년도 합격 자기소개서 공개![한국외대 노어과, 경희대학교 러시아어학과, 경기대 글로벌어문학부 러시아어문학전공]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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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합격 자기소개서 공개![한국외대 노어과, 경희대학교 러시아어학과, 경기대 글로벌어문학부 러시아어문학전공]

쩡딱구리 2020. 9. 13. 09:42

자소서 쓸 때 다 이런 마음 아닌가요

글이 아주 길다. 자기소개서만 필요하신 분들은 글 중앙 파일만 받아가시면 될 것 같다.

1. 갑자기 왜 자소서?

 항상 티스토리가 대학생활 위주던 내가 갑자기 수시 썰을 풀게 되었다. 꽤 신기했던 이야기가 배경으로 깔려 있는데, 오늘 큐시즘 기업 프로젝트(올릴 예정)가 끝나고 네이버를 떠돌아다니다가 심심해서 '한국외대 노어과'를 검색했고, 내 자기소개서가 다른 곳에 알려졌음을 알게 되었다. 아 내가 수만휘에 기증한 자소서라서 문제가 되는 건 절대 아니다.  미약한 자료이지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자소서 보신 분께서 보신 내 합격 이유와 자소서에서 주의깊게 볼 부분도 표시해두셨으니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로 가보면 된다.

 

 

#자소서분석 #어문계열 사례27. 한국외대 고른기회 1 노어과(예비1, 1차 추합) / 경희대 고른기회 1(

더바른입시 |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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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면 코로나 때문에 입시가 애매해지기는 했지만... 요즘이 수시철이니까 아무리 부담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2021년도 모집요강을 보는데 서류형도 있다. 신기하네...) 자소서를 쓰느라 고민도 많고, 특히 일반고에서 어문계열 학과 자소서를 쓰는 게 외고에 비해서는 쉽지 않을 텐데, 입시판을 떠난 지 2년이나 되었지만 내가 어떻게 자기소개서를 썼는지 알려주고자 한다.

 

2. 들어가기 전

 나는 농어촌 전형으로 원서를 넣었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는 일반고와 내용이 비슷하겠지만, 내신에 있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 분명히 알아두시길 바란다. 나는 러시아어 전공과 국제통상 전공으로 나눠서 넣었다. 리스트 순은 내 지망 순.

중대를 빼고는 다 붙었을 때 원서를 더 높이 쓸 걸 그랬지만 지금 생각하니 아무 의미 없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노어과
  •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러시아어학과
  • 중앙대학교 유럽어문학부 러시아어문학전공
  •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
  •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 경기대학교 글로벌어문학부 러시아어문학전공

내신은 2점 중후반대였고, 지방 비평준화 고등학교였다. 특이점이 있다면 영어 내신이 좋았다는 거? 다른 과목들이 죽어갈 때 영어는 항상 1, 2등을 왔다갔다 했다. 원래는 영어영문과를 준비했는데 노어과로 튼 케이스라... 아무튼 자기소개서 역시 노어 / 국제통상 계열로 나누어 두 개의 포스트를 업로드할 계획이다. 우선은 내가 전공하고 있는 러시아어전공부터.

3. 자기소개서

러시아어학과 자기소개서(한국외대 노어과, 경희대학교 러시아어학과 합격).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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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문서 내용이 궁금할 것이다.(나라도 그렇다.) 우선 내 자기소개서를 보는 것이 이해가 빠를 것이라 생각해 한글 파일로 첨부한다. 2019년도 입시에 자소서 속 외대, 경희대에는 4번 문항이 있었는데, 이번에 4번 문항이 없어졌으니 4번 문항은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래도 하나 말하자면, 4번 문항은 지원동기를 묻는 문항이었다. 즉? 면접에서 아주 많이 다루어지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면접에서 말하는 것과 글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해 4번은 언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인문계 학생이며, 2019년도 입시를 치뤘기 때문에 지금 기준과 입시 과정, 자소서 양식이 많이 다르다는 점도 알아두길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기소개서는 절대 정답이 될 수 없다. 여러분이 쓰는 것이 곧 정답이다. 그냥 이 사람은 이랬구나. 노하우만 받아가면 좋겠다.

 

 

1.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주시길 바랍니다.(1000자 이내)

 

 1번 문항을 쓰면서 숨이 막히는 경험이 많을 것 같다. 나도 1번 문항을 가장 마지막으로 썼으니...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1번 문항에 구체적 교과목을 쓰려면 내신이 좋거나, 또는 낮았던 내신을 위로 끌어올린 경험을 쓰는 게 좋다. 수치로 드러나는 게 내신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교과목 위주의 학습법을 쓰기에 세특에 너무 자세한 게 드러나 있다면, 또는 교과목 공부법을 다루기 막막하다면 교과목을 연계지어 나 스스로 학교 외적인 어떤 것을 공부했다고 쓰면 된다.

 

나의 경우 생각해봤을 때 나는 책 [라틴어 수업]을 읽으면서 라틴어와 영어의 유사성을 알게 되었고, 언어의 뿌리에 대해 처음 자각하게 되었으며, 사회문화 속 성평등을 문학을 통해 공부해보았다. 하지만 이것들이 드러나는 것은 독서기록 뿐이다. 자기소개서는 이런 비하인드를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쓴 건 이렇다.

1번 문항

 1번 문항에 쓰는 교과목에 정답은 없다. 자신이 스스로 공부를 하고 느낀 점을 쓰는 문항이니까. 하지만 다른 문항에 비해 전공적합성을 1번 문항에서 보여주고 싶다면 전공에 관련된 과목을 주제로 다루는 것이 좋다. 어문계열 학과 자기소개서를 쓸 때 1번 문항을 2개 소재로 쓴다면 나는 서양어학과인 경우 영어 / 일본어, 중국어를 비롯한 아시아의 언어일 경우 국어나 한문으로 한 문단, 그리고 물론 다른 과목으로 한 문단을 적어도 좋지만 한 문단은 그 나라, 지역학에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사회문화, 경제, 법과 정치 등의 과목을 추천한다. (내가 인문계라 인문계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과목이 왜 좋냐 하면, 나의 진로 또는 이중전공과 연결지을 수 있다. 문과 학생에게 사탐은 자소서쓸 때 치트키가 되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어느 학과 자소서를 쓸 때나 잘 들어간다. 지금은 문이과가 없지만, 참고하길 바란다.

 

2. 고등학교 재학 기간 동안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주시기 바랍니다.단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1000)

2번 문항

 2번 문항에 보통 전공적합성, 진로 관련 내용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그랬다. 그런데 러시아어과라고 해서 꼭 러시아어 관련 활동만 써야 하느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일반고에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러시아에 관련된 활동 하나를 쓰고 싶다면, 러시아어보다 러시아의 정치, 경제, 문화, 시사에 관련된 지역학 관련 활동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러시아어 관련 활동을 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게 훨씬 쉽다. 특히 외대의 경우, 더욱이 우리 과는 지역학을 초점에 맞춰 배운다는 것에 프라이드가 상당한 과이기 때문에 이를 알아두면 더 유용할 것 같다. 더욱이, 나의 진로, 또는 진로에 써먹을 만한 활동 한 두 개 정도를 쓰면 좋다. 예를 들어 내가 쓴 '해외 특파원'의 경우 미디어에 대한 이해, 신문 기사를 써본 경험, 영어 실력, 국제 시사에 대한 탐구가 있다면 자소서에서 내가 진로에 맞는 적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2번 문항은 긴 문항이다 보니 쓰는 데 양식이 상당히 다양하고 정답이 없다. 누군가는 소제목을 붙여 2~3개의 활동을 쓰기도 하고, 누군가는 하나의 활동을 과정을 나누어 자세히 기록하기도 한다. 나는 세 개의 활동을 순차적으로, 구체화하며 이어붙이는 형식으로 썼다. 자기소개서 2번 문항의 정석이랄까? 흔하고 흔한 양식 중 하나다. 하지만 스스로 탐구하고 사고가 심화되는 과정을 보여주기 이만한 구성은 없다고 생각했다. 정말 관련없는 활동들은 연결시키는 것보다는 소제목으로 분리를 하는 것이 낫다.(예를 들어 전기자동차에 관심이 있어 보고서를 쓰고 발표를 했다. -> 그런데 전기자동차에서 먹은 핫도그가 맛있었다. 요리에도 관심이 생겨 요리 대회에 나갔다.) 예시가 좀 막장이긴 한데(...) 아무튼 그렇다. 러시아에 관련된 지역학 활동이 어렵다면 동유럽, 유럽 자체도 괜찮다. 그를 통해 '슬라브 문화는 이렇구나.'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면 된다.

 

3.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

3번 문항

 3번 문항은 안 쓰면 안 되지만 1, 2번 문항에 비해 면접에서 이걸 보는 학교와 안 보는 학교가 딱 나뉘는 느낌을 받았다. 내 기억에 외대와 경희대, 동국대는 안 봤고, 숭실대는 물어봤다.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장 소재 발을 덜 타는 문항이라고 생각해 그냥 경험한 것 중 하나에 MSG를 조금 쳐서(왜 자소서가 자소설이라 불릴까? 하면 내 대답은 3번이요 그럴 것 같다.) 쓰면 된다. 보통 '1인 1역할'이나 '조별과제(특히 리더)', '봉사활동'을 많이 쓴다. 사회복지학과, 교대 같은 경우 예외지만 전공적합성을 3번에서 살리러 고민할 필요는 적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3번 문항을 잘 쓴 케이스가 아니라 뭐라고 말하기가 참 애매한데 하나 팁을 주자면 생활기록부에 한 줄로 적혀 있는 봉사나 1인 1활동 등이 자신에게 의미가 있었다면 거기서 무엇을 했고 '나는 이 역할이었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렇게 극복했다.' 정도로 적어주면 좋다. 특히 혼자한 활동보다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한 활동을 쓰길 추천한다. 3번 문항을 쓰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까지 내 자소서 썰 1편, 러시아어학과 편이었다! 글이 되게 길고 못 썼을 텐데 혹시 뭐라도 알아가는 게 있다면 다행이고, 아니면 아닌 거다. 자소서를 쓰는 데 많은 부담이 되기도 하고(특히 수능과 병행한다면) 입시 서류를 쓴다는 압박감이 크겠지만 그냥 제일 중요하고 흔한 거, '나를 보여주는 서류'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하나의 경험을 놓고 나는 느낀 점이 없겠지만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면 어떤 어려움, 나의 노력, 이를 통해 짐작하는 나의 성향과 관심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러시아어와 같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에 비해) 조금 마이너한 외국어?는 정말 그 언어에 관련된 활동을 쓰느라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 외대생으로서 말하건대 외대는 더더욱.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을 뽑는 건 특기자 전형(없어짐)이지 학생부 종합전형이 아니다. 아무튼 정말정말 긴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다음에 국제통상학과 자소서를 들고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