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쩡딱구리
HUFS Life Academy 4기로 여는 2021년(훕랑이 김민정) 본문
학교에 다니면서 학교 수업, 학생회에 나름 대외활동에 스터디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뭘 좋아하는지, 뭘 잘 하는지도 잘 말하지 못한다. 대학생활에 있어 이제 꽤 고학년인(...) 3학년이 되는데도 아직도 나의 주관, 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대학에 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계속 생각하고 공부하며 정말 나은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내 능력이 부족한 건지 결코 그러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허탈해졌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리고 그 활동이 나에게는 HUFS Life Academy였다.
1. HUFS Life Academy란?
훕스라이프아카데미 HUFS LIFE ACADEMY
동원육영재단 후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주관 특별전인교육프로그램, 프로그램소개, 자료 아카이브, 커뮤니티 제공
hufslifeacademy.com
Life Academy : 네이버 블로그
Life Academy는 바른 인재를 키워 큰 세상으로 내보겠다는 뜻을 품고, 지식교육뿐 아니라 전인격적인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blog.naver.com
HUFS Life Academy(애칭 훕라)는 동원육영재단의 후원으로 기획된 Life Academy 중 하나로, TRTL 연계 활동이다. '독서 - 강연 - 토론 - 팀별 활동'을 통해 인문학적 가치를 깨닫고 자신, 그리고 사회를 통찰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만들어진 활동이다. Life Academy 활동은 우리 학교 이외에도 전국 다양한 학교에서 열리고 있다! 자세한 것은 아래 지도를 보면 편할 것 같다. 기본적인 활동은 TRTL 연계 활동이지만 사이드 프로젝트 등을 통해 사회 봉사, 문화 체험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 구성은 수요일 7, 8교시 TRTL 수업(인성을 위한 Lectio) + 금요일 오후 전인 활동 HUFS LAP이다. 전인 교육에서 아직 무엇을 할지는 모르지만 와디즈, 밀리의 서재, 수림문화재단 등 다양한 기업에서 세부 프로그램에서 협업한다니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었다. 독서, 토론, 소통 등을 통해 세계를 보는 내 눈을 키워간다는 것이 참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면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2. 모집과 지원 과정
1) 지원서 작성
지금까지 정말 많은 지원서를 써왔지만, 지원서를 쓰면서 가장 고민이 많았다. 그 이유는 그동안 썼던 지원서의 패턴과는 질문이 달랐고 깊이있었기 때문이다. 지원서에 나온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지원자 자기소개
- 독서 및 글쓰기에 대한 생각
- 사회 진출 계획
- [공통질문1] 나에게 대학이란?
- [공통질문2] 인생의 성패는 무엇이 결정하는가?
- [공통질문3] 공동체와 자유의 관계는?
공통질문으로 나온 질문들이 누구나 알 것 같으면서도 아리송할 때도 있을 문항이라 생각했다. 나는 사실 깊이 생각을 했는데도 글이 잘 나오지 않아 그냥 생각을 내려놓은 채 손이 움직이는대로 글을 썼다. 그렇게 나온 [공통질문1]에 대한 에세이는 이렇게 나왔다.
고3 때 공부를 하면서 대학에 가는 것이 정말 절실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제 꿈을 이루거나 좋아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대학생이 되면 시간표도 원하는 대로 만들고 화장도 하고 동기들과 술을 마시며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 들어간 대학은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 전공과목의 학문의 깊이는 고등학교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고, 시험공부도 훨씬 어려웠습니다. 저와 비슷하거나 더 실력이 좋은 사람들이 많아 학점을 얻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꽃밭일 거라고 생각했던 저의 새내기 시절은 학교에서 살아남아 적응하려고 발버둥치느라 꽤 힘든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저에게 가장 어려웠던 것은 공부가 아니었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저의 꿈, 나아가 제가 무엇을 잘하는지 점점 더 불투명해졌다는 것이 너무 힘들고 슬펐습니다. 어떤 일이든 저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이 항상 많다는 것에 주눅이 들었고 저를 탓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사실 그때 대학을 ‘다니며 한 번쯤은 상처를 받는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상처받는 것을 알면서도 대학을 다니고 대학에서 주는 기회들을 얻으려 노력하는 것은 상처를 받고 실망하는 만큼 제가 느끼고 얻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1학기 IT 프로젝트를 만드는 큰 동아리에 지원했지만 면접에서 떨어져 아쉬움이 컸지만, 다른 대외활동에 합격해 빅데이터라는 제 관심 분야를 처음부터 공부하고 공모전에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학기, 저는 제가 떨어졌던 그 동아리에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이처럼 생각해보면 대학은 제가 저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할 때든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지만 스스로 이를 발견해 깨우쳐나간다면 그것을 전화위복으로 삼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 저는 바로 대학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며 자신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 사회에 나가기 전 대학생이 갖춰나가는 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원서를 일주일쯤 지나 서류 합격 소식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바로 방에서 전화로 면접을 봤다. 서류를 붙은지도 몰랐고 면접 준비도 못해서 말도 많이 더듬고 원하는대로 대답을 못 했는데, 그것도 면접을 봐주시는 선생님께서 다 친절하게 받아주셨다. 지원서 성별 체크(내가 처음에는 남자, 뒤에는 여자로 체크했다고 알려주셨다)에 [공통질문1] 답안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누고는 면접을 30분동안 진행했다. 30분 동안 진행된 면접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 이 활동을 할 마음이 있나'였다. 실제로 시간을 많이 쓰는 활동이긴 하다. 매주 책 한 권씩을 읽어야 하고 수업에 금요일 오후 모두를 이 활동에 투자해야 한다니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만큼 기대가 되고 꼭 하고 싶었다. 사실 '정말 하고 싶지만 안 되면 어쩔 수 없지'하는 생각이었는데 내 답변을 신중히 들어주시고 친절하게 면접을 진행해주신 교수님 덕에 면접이 끝나고 나서 훕라를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3) 합격
면접이 1:1 심층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원래 오늘 31일에 합격자 발표가 있었는데 그보다 이른 29일, 합격 소식을 교수님께서 전해주셨다. '정말 열심히 참여하겠다'는 진심을 가득 담은 장문의 문자를 드린 다음, 교수님께서 전화로 네이버 블로그가 필요하셨다 하신만큼 방치되어 있던 네이버 블로그를 싹 다 갈아엎었다. 앞으로 훕라 관련 공부/소식은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에 모두 올라올 것 같다.
REVORDING : 네이버 블로그
김민정입니다!
blog.naver.com
3. 합격 이후
합격 이후 네이버 블로그를 리뉴얼했고, 단톡방에 초대되어 인사를 나누었다. 훕라 홈페이지에 회원가입도 했다! 첫인사는 단체 톡방에 자신이 좋아하는 간단한 글귀와 인삿말을 남기는 것이었다. 정말 다양한 학번, 나이, 전공의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되어 활동이 정말정말 기대된다. 2021년의 새해 목표가 '나와 더 친해지기'였는데, 훕라를 통해 그 꿈이 이루어질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다. 열심히 하겠습니다!